아디오스 아가페
“과거에 말이야.”
“너는 세계가 대가로 결려있다 해도, 사랑하는 이를 살리겠다고 했지.”
“기억이 나. 너는 그게 어쩔 수 없는 최우선적인 원칙이라고 했어…….”
“네가 옳아, 팬텀.”
“어리석게도, 난 그걸 네가 잠들어버리고서야 깨달았지.”
“난 그저 사랑하는 이를 살리고 싶을 뿐이야.”
프리드는 절박해보였다. 호소하는 혀도, 떨리는 손끝도, 그 모두를 움직이는 건 순수한 열망이었다. 내가 아끼는 이를 지키고 싶어. 그 대가가 무어라도……. 그건 수백 년 전 프리드가 가장 먼저 희생했던 것이었다. 그 자신의 인생과 그가 온 마음 다해 아끼는, 첫 번째로 불쏘시개가 되어야 했던 아름다운 것들. 프리드는 그 중 팬텀이 으뜸으로 소중하고 말하고 있었고, 팬텀은 그 말이 참으로 진실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수백 년 전, 목숨을 바치라고 말했던 단호한 목소리보다 지금의 달콤한 구애에 팬텀은 더한 서운함을 느꼈다. 그가 사랑한 이는, 세계를 위해 불구덩이로 함께 들어가자고 제의한 이였기 때문이다. 안전한 금고 따위에 얌전히 있으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게 아니다.
이질감이 목을 끈덕지게 졸라왔다. 팬텀은 이제 눈 앞에 서있는 이를 ‘프리드’라 불러야 할 지 조차 알 수 없었다. 줄곧 부르길 갈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걱정하지 마, 팬텀.”
“……프리드.”
“난 실패하지 않을 거야.”
넌 이미 실패한 적이 있지만. 프리드는 둘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굳이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팬텀은 그 배려가 역겨웠다.
조각글~
여름에는 동명의 제목으로 팬프팬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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