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드물게 해 질 무렵이 조용했다. 쫑알쫑알, 몸집이 커다란 주제에, 저보다 작은 이와이즈미에게 매미마냥 찰싹 붙어서 울어대는 오이카와가 체육관을 이르게 떠났기 때문이다.

 


오이카와씨 더 할 수 있는 걸!
쨍알쨍알 시끄러워. 오늘도 정규 연습 시간은 채웠잖아.

 


그러나 오이카와는 스파이크 자율 연습에 불참하는 게 영 걸렸나보다. 예비 주장으로서 모든 연습을 관장하고 싶은 건지, 뛰어난 자신의 공격력을 좀 더 갈고 닦고 싶은 건지. 아니면, 이와이즈미의 매미 역할에 충실하고 싶은 건지. 마츠카와는 무심하게 세번째로 결론지었다. 사실이 아닌 오해라 해도 딱히 관심 없었다. 변명을 할 기회는 한 사람에게만 줘도 충분하니까.

 


...읏!
아, 미안.

 


미안한 기색이 너무 없는 거 아닌가. 끙, 이와이즈미가 앓는 소리를 냈다. 배려를 모르는 손길은 허리께를 쓰윽 쓸어올리다가, 미묘한 자극에 밤톨 같은 머리통이 돌아볼 때 쯤 무자비하게 날개뼈 부근을 눌러내렸다.

 


유연하네.

 


허벅지가 팽팽하게 당겨지면서 근육이 찌르르, 울렸다. 바닥을 짚은 이와이즈미의 손바닥이 자꾸만 덧없게 자국을 문댔다. 아, 그만. 이 무지막지한, 윽! 자, 식아. 앙탈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없는 단말마가 감칠맛이 있었다. 척추께를 짚은 손이 사라지자 탄탄한 상체가 기다렸다는 듯 튕겨졌다.

 


끄으으…….

 


불만어린 울음이 목구멍을 긁는 것이 생생하다. 역시나 그의 말마따나 이와이즈미는 유연해서, 금방 벌렸던 다리를 오므리고 다음 스트레칭 동작으로 무리없이 넘어갔다. 발바닥을 서로 붙이고 골반 근육을 풀어주는 동작이다. 흠… 마츠카와의 배구화가 이와이즈미를 중심으로 소리 없이 궤적을 그렸다. 꼼꼼히 몸을 푸는 데에 열중한 얼굴에 마츠카와는 픽 입매를 쪼갤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단계로 손목과 발목을 푸는 건 뻔하고 무료하다.

 


폭, 수그려지는 뒤통수가 까끌까끌해보였다. 장신의 남자는 느긋하게 몸을 구겨 그 앞에 터를 잡았다. 햇빛이 빼곡하게 드러난 뒷목을 메우고 있었다. 결국엔, 원래 피부색이 궁금할 뿐이다. 숨길 의도는 없지만, 엄한 소꿉친구에게 꽁꽁 가려진 속살이. 커다란 손이 살결에 감겨올라간다. 제 손에 전기라도 흐르고 있는 것처럼 움찔, 하고 떨리는 무게가 제법 흥을 돋웠다. 그 직후 팽!하며 공기가 갈리곤 멱살이 잡혀 끌어당겨졌지만.

 


반사적으로?

 


마츠카와가 내려간 눈꼬리로 적당히 이와이즈미의 변명을 대신 던졌다. 세이죠의 에이스를 가볍게나마 애무했다는 사실은 없었다는 것처럼. 이와이즈미는 만지지마, 라고 딱 잘라 말해야 할 지 고민하는 것 같지 않았다. 에이스는 자신의 소중한 동료에게 경계심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본능이 그리도 털을 바짝 세우며 긴장해도 말이다.

 

 

그래.

 


그저 작게 숨을 몰아쉬곤 변명을 수용한다.

 

 

구겨진 상의는 통상적인 멱살보다 5cm 정도 아래에 위치해있어서, 모양만 따지면 심장을 채갈 손아귀였다. 어느 누구를 위한 위치인지는 당연했다. 아아, 다 알고 있는냥 굴 필요조차 없었다.

 


오이카와가 줄곧해서, 익숙한 줄 알았지.

 


휙 올라와 시선을 잡아채다가, 참으로 충실하게 제 종아리를 주무르는 조그마한 손을 응시하는 눈길이 앙큼하다. 평소보다도 잔뜩 체육관을 누비고 다닌 탓에 치켜올라간 눈매에 나른함이 데롱데롱 매달려 있었다. 묵직한 시선이 느릿하게 종아리를 적시고, 오금을 적시고, 허벅지를 타고 기어들어가는 걸 새까맣게 모르고.

 


그건 걔가 그냥 손장난이 심한거고.
그래?
어.

 


풀려가는 근육에 이와이즈미는 대강 말을 던졌다. 마츠카와 역시 그에 어울려 대강 손을 뻗었다. 그저 턱 밑에 손가락 몇 개가 닿았을 뿐이었는데, 이와이즈미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시커먼 동공을 마주했다.

 


소꿉장난은 너도 즐기는 것 같던데.

 


부드럽고 야살스런 어투가 혀를 구른다.

 


뭐?
이와이즈미.

 


길고 투박한 손가락이 이와이즈미의 목덜미에 얕은 우물을 만들며 살결을 쓸었다. 움푹 튀어나온 목울대를 느릿하게 누르자 이와이즈미는 제 의지와 다르게 침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꿀꺽. 숨 막히는 침묵 속에 제 안을 울리는 소음은 이와이즈미를 옴싹달싹하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그걸 아주 잘 알고 있다는 듯 느근하게 미소짓는 마츠카와가 시야를 가득 채웠다. 맹수의 목줄을 쥐고 있는 건 자신이라는 듯이. 숨통을 쥐인 이와이즈미는 이게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

 


이쪽은 취향이 아니야?

 

 

 

 

 

 

 

 

 

 

 

 

 

 

 

 

 

 

 

 

오....정말....맥락 없다...............

' > 하이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시이와] 오야스미, 와카토시!  (1) 2016.01.13
[오이이와] 여우비 예보 下  (1) 2016.01.09
[오이이와] ONE DAY - 1  (1) 2015.12.27
[오이이와] 나비의 녘  (1) 2015.11.21
[오이이와] 여우비 예보 上  (1) 2015.10.11